중학교(Elementary School) 시절, 그리고 스크래치 (2012~2014)

몸도 마음도 생각도 성장하던 시기

중학생이 되고 환경도 바뀌면서 성장기도 오는 등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특히 초등학교 다닐 때는 인간관계에 어려움이 많았는데, 중학교로 넘어오면서 조금 더 많은 친구들을 사귈 수 있게 되었고 자신감도 조금씩 가져가는 때였습니다.

[수행평가]

특히 초등학교때 다져진 창작의 감각이 중학교 와서 빛을 발하는 사례가 좀 있었는데요, 예를 들면…

음악 이야기 수행평가: “벚꽃 엔딩” (2013.06 제작)

저를 포함한 4명의 조원이 벚꽃 엔딩의 가사에 맞춰 열심히 그림을 그리고, 그걸 제 디카로 찍어서 최종적으로 제가 ppt를 제작해서 발표했던 작품입니다. (갑작스런 공개에 조원들한테는 미안하지만… 아마 기억조차 못할지 모르겠네요)

뉴스 오프닝 (2013.07 제작)

가정 교과목(!) 뉴스 수행평가입니다. 사실 뉴스 자체에 초점이 맞춰져야 하나 굳이 패러디를 해보고 싶은 마음에… 학교 로고 중 일부를 차용하여(…)

스탑모션: “티끌 모아 태산” (2013.08.27~31 제작)

당시 기술가정 수행평가로 제출했던 기억이 납니다. 원래 스탑모션은 개인 버전으로 하나, 팀 버전으로 하나 만들었는데, 이 시기에 컴퓨터가 한 번 뻑이 나는 바람에(…) 팀 버전 스탑모션은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ㅜㅜ) 이것도 원본은 사라진 상태이고 그때 블로그에 올려두어서 그나마 다행히 살아있네요.

어쨌든, 저는 이렇게 학교를 되게 재밌게 다니려고 노력했고, 또 그랬던 것 같습니다. 하고 싶은 것도 많이 해보려고 했던 것 같아요.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사회성도 높아지고, 심지어는 초등학교 때 저를 괴롭혔던(!) 아이들과도 조금씩 화해하고 가까워질 수 있었습니다. 딱 하나 옥의 티가 있다면… 저때 핸드폰이 없었던 시절이라 연락처를 알 수 없다는 점.

얘들아 잘 지내니???



[‘스크래치’와의 첫 만남]

그때가 언제였을까요. 2012년? 아버지께서 차량 정비 때문에 카센터에 갔던 어떤 날이 있었습니다. (동네 카센터는 아니고 자동차 브랜드의 공식 서비스센터 같은 느낌이 더 강했어요) 그때 놀러갔던 저는 그 카센터 2층에 있던 정보검색용 컴퓨터를 갖고 놀았습니다.

바로 거기서 저는 어쩌다보니 스크래치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스크래치 프로젝트를 만지작하는 재미를 깨우친 저는, 그날 집에 가서 집 컴퓨터에서 마저 이어서 하게 되었는데요, 사실 그때는 중1이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뭔가 막 만들었다기보다는 그냥 둘러봤던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도 코딩을 표방하는 서비스다보니까 좀 어렵게 느껴져서인지 오래 보진 못하고 그냥 신기하다 하고 ‘접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제 기억 속에는 뭔가 남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중1 때 저는 이미 ppt로 게임을 만들어보고 있었고, 그것만으로도 할 수 있는 것과 하고 싶은 것이 넘쳐났기 때문에, 스크래치는 잠시 제쳐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탄생한 핑퐁 게임

그러던 2014년쯤, 저는 2년 전에 접했던 스크래치가 정말로 ‘갑자기’ 떠올라서 다시 접속하게 됩니다. 그리고 뭔가를 만들게 되죠. 무엇을 만들까 고민하다가 만만한 것에 도전했습니다. 그것은 바로 핑퐁 게임입니다.

나의 첫 스크래치 프로젝트 바로가기

사실 이때는 스크래치가 약간 구식 버전이었습니다. 기존의 PC 앱 기반에서 웹 기반으로 막 넘어가던 시절이었고, 아직까지 플래시가 현역이던 시절입니다. (지금이야 HTML5 기반이지만요.) 거기에 구식 버전은 exe로 만들어주는 기능(?) 같은 것도 있었고요. 아무튼 그래서 이것저것 번갈아가며 써봤던 기억은 나는데, 지금 회상하려 하니 잘 떠오르지 않네요. ㅋㅋㅋㅋㅋㅋ;

보시면 아시겠지만 마우스의 위치에 따라 좌우 막대와 상하 막대가 따라가는 식으로 오래 버티는 게임입니다. 나름 의미 있는 작품으로 생각합니다. 어떻게 보면 ppt에서 벗어나 새로운 툴을 사용하기 시작할 때니까요.

ppt에 집중했다면 더 멋진 작품이 나왔을지도 모르는데… 아무튼 이때부터 저는 좀 게을러지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스크래치에 맛들린 저는 이 다음 핑퐁 작품도 남겼는데요, 2인용 플레이를 표방하여 한쪽은 마우스, 다른 쪽은 키보드로 조작할 수 있게 하였고 막대기의 길이와 공의 속도 조절 기능을 통해 난이도를 조절할 수 있게 하였습니다.

핑퐁 업그레이드 버전

만남은 그리 길진 않았지만

하지만 중3이 어느 때입니까. 고등학교를 앞둔 때 아닌가요. 이제는 더 이상 놀 수 없는 시기라는 걸 알기에… 뭔가 저런 창작의 빈도는 현격히 낮아지고 점점 더 많이 놀았던 것 같습니다.

물론 2014년 9월부터 시작된 작곡은 지금까지 맥을 잇고 있지만, 이 당시만 하더라도 일회성이었죠. (2번째 고백이 2015년 3월에 나왔으니…)

어쨌거나, 저는 이 스크래치의 경험이 앞으로의 제 진로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합니다. 어쨌거나 저의 (공식적인) 첫 게임 제작이기도 했고, (ppt는 논외로 할게요..) 이 스크래치로부터 시작된 게임 개발의 꿈은 앱 인벤터로 이어지고, 앱 인벤터가 안드로이드와 자바로 이어지며, 결국 현재의 유니티로 이어졌기 때문입니다.

에필로그

2021년, 대학 2학년이 된 저는 무려 7년 만에 스크래치를 다시 가동합니다.

1초 게임 스크래치 버전

주소창을 가만 보시면, 저 위의 2개는 2300만 번째 정도인데 이건 무려 5억 번째입니다. 그 사이에 코딩 교육과 스크래치에 큰 관심이 생겼다는 의미!

바로, 다름아닌 학교 수업 과제 때문이었죠. 대학 2학년생이 스크래치를 갖고 논다고?? 그것 참 희한하긴 하지만… 아무튼 시켜서 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계정을 들어가보며 추억 돋는 작품들도 한번씩 돌려보았죠. 저는 정말 온갖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말 낙서(스크래치) 같은 이 작품을 만들던 내가 어느새 소프트웨어공학과에 진학하고, 어느새 연구실에서 연구를 하겠다고 앉아 있으니… 인생 참 알 수 없는 것 같아요.

그럼, 이 다음 글에서 지금의 저를 만들어준 작품을 하나씩 소개해가겠습니다.


이렇게 저는 광주진흥고등학교에 입학하게 됩니다.

그리고 마침내 핸드폰이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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