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Elementary School) 시절 (2006~2011)

저의 오늘의 모습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만들어져왔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소중한 은사님

  • 유치원 전복순 선생님
  • 1-2 안혜숙 선생님
  • 2-2 박민희 선생님
  • 3-2 오석준 선생님
  • 4-2 김재형 선생님
  • 5-2 김형도 선생님
  • 6-3 서정아 선생님

[난, 꿈이 없었죠…]

초등학교 때 매년 묻는 장래희망. 어렸을 적 저는 뭐라고 써야 할지 도무지 몰랐습니다. 그래서…

유치원 때는 아버지 따라 회사원.

초등학교 1~2학년 때는 담임선생님 따라 초등학교 교사.

일단 써놓고 에라 모르겠다 했던 기억이 납니다.

당연히, 부모님한테도 저의 꿈을 잘 이야기할 수 없었죠.

하지만, 제가 딱 하나 관심 있는 게 있었습니다.


만들기를 좋아했던 나

뭐가 되었든, 저는 만드는 걸 좋아했습니다.

찰흙이나 지점토 가져다가 주사위 만드는 걸 좋아했고,

색종이 가져다가 종이접기로 휴지통이나 앵무새 접는 걸 좋아했고, (그래서 초등학교 종이접기 동아리도 참여했었죠. 그땐 계발활동이라는 이름으로…)

색막대(초등학교 수학 시간 때 쓰는 수 모형) 가지고 레고 블럭 삼아 집 짓고 건물 만드는 걸 좋아했습니다.

그리고, 음식 만드는 것도 좋아했죠.

집에서 반찬 만들고 전 부치고 창작 요리를 만들고… 음식이 만들어지는 그 ‘과정’이 그렇게 즐거웠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저는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대략 중학교 3학년 때까지 잠깐 요리사의 꿈을 꾸었습니다.


[초등학교 컴퓨터실, 그리고 ppt와 엑셀]

그러던 어느 날, 초등학교 4학년이 되던 해, 어머니께서 저를 방과후 컴퓨터실에 보내셨습니다.

집에 컴퓨터가 있긴 했는데, 삼형제(형 2명 있습니다) 모두 거의 게임만 해서 그랬는지 게임만 하지 말고 컴퓨터를 잘 활용하길 바라는 마음이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공부하게 된 ITQ 파워포인트, 한글, 그리고 엑셀.

ITQ가 뭔가요. 결국 주어진 대로 ppt나 엑셀 문서를 “만드는” 거 아닙니까. 비록 제한 시간이 있긴 하지만.

그렇게 2009년 6월쯤부터 다니면서 5학년이던 2010년도에 파워포인트와 한글 ITQ를 취득하고, 6학년이던 2011년도에 엑셀까지 (모두 A등급으로) 취득했습니다.

돌아보면 이때 컴퓨터실을 다녔기 때문에 제가 컴퓨터에 조금 더 관심을 가졌을 수도 있고, 한글 문서도 잘 만들고, 지금도 엑셀을 (비록 대부분의 함수는 까먹었지만) 쏠쏠하게 사용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런 모든 것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1) 제가 PPT의 가능성에 큰 관심을 갖게 되었다는 것과,

(2) 엑셀 함수를 통해 프로그래밍에서의 ‘함수’의 개념을 일찍 깨달을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ppt 동영상

어느 날 ppt의 ‘다음 시간 후 자동 전환’ 기능을 활용하면 ppt를 동영상처럼 재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저만의 ‘애니메이션’ 동영상을 ppt로 제작하게 되었고, 대표작이 바로 아래의 ‘졸업식 노래’ 동영상 버전입니다. 졸업을 1년 앞둔 2011년 2월쯤, 졸업하는 선배들을 생각하며 만들었죠. 지금 만약 어떤 초등학교 5학년이 이걸 제게 만들어 왔다면, 저는 엄청 칭찬해줄 것 같습니다.

당시 대세였던 Powerpoint 2003 버전으로 제작되어 특유의 하늘색, 굴림체, 4:3 비율 등이 눈에 띕니다. (그런 만큼 과거의 ppt를 알 수 있기도 하고요…)

이 흐름은 2024년 현재까지 이어져, 저는 지금도 ppt로 영상을 만드는 게 편할 지경입니다. 물론 화려한 효과는 넣지 못하지만, 조금의 노력만으로 깔끔한 영상을 만들 수 있어 저는 필요한 경우 여전히 ppt로 영상의 베이스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음악 삽입, 영상 자르기 등 부수적인 편집만 Clipchamp 같은 무료 영상 제작 프로그램 활용)

ppt 게임

저 어렸을 때부터 ppt 애호가 사이에서는 ppt 게임을 만드는 것이 유행이었습니다. 저희 반 친구도 막 만들고 그랬지요. 물론 고퀄리티로 만들기 위해서는 소위 말하는 “프로그래밍”이라는 것을 해야 했고, 어렸던 제게는 영어투성이인 그게 뭔지도 모르고 너무도 어려워보였기 때문에 일찌감치 포기했습니다.

그래서 코딩하지 않는 선에서 만들 수 있었던 가장 재미있는 것은 아무래도… 마우스 피하기 게임이었습니다. 요즘은 스마트폰 게임이 많이 발전해서 이런 거 모르는 분들도 있을지 모르겠는데, 마우스를 잘 움직여 벽에 닿지 않게 하는 게임입니다. 당시 플래시 게임으로 많이 나왔으며, 구조가 단순하여 ppt로 재현이 쉽게 가능했습니다.

첫 작품은 초 6때 나왔으며, 기록에 의하면 중학교 때까지 계속 이어졌음을 알 수 있습니다.

  • 마우스 피하기

순서대로 버전 1, 버전 2, 버전 3(2개), 버전 4이며, 개발 연도는 각각 2011(초6), 2012(중1), 2013(중2), 2014(중3)입니다.

  • 미완의 게임

어린 시절 상상력이 지금보다는 풍부해서인지 아이디어는 많이 냈었던 것습니다. 하지만 뭔가 게임을 만들고 싶었는데 ppt의 한계라기 보다는 저의 한계로 인해 아이디어로만 남은 게임들도 많이 있습니다.

이러한 ppt 게임 제작 시도는 중학교때까지 이어졌지만, 점점 바빠지는 일상과 더 재미있는 것들의 발견으로 완결짓지는 못했습니다.

엑셀 함수

‘함수’의 개념은 실질적으로 중학교 수학 과정에서 배우기 때문에, 저는 ‘함수’라는 단어를 이 엑셀에서 처음 접했습니다. 그래서 수학의 함수보다 이렇게 ‘기능’으로서의 함수가 더 익숙한 것 같아요. 아무튼, 어떤 것(여기서는 셀의 내용)을 ‘입력’으로 주면 그걸 잘 계산해서 ‘출력’을 내놓는 함수를 저는 엑셀을 통해 배웠습니다.

지금도 생각나는 함수로는 (SUM, AVERAGE 같은 거 말고) VLOOKUP, SUMIF 같은 게 있습니다. 지금 관점에서는 이런 함수를 실제 엑셀 함수의 모음으로 구현할 수 있을까 궁금증이 들기도 합니다. (물론 가능하겠지만요..)


[지금 생각해보면 나는 컴덕이었을지도]

비록 제가 어렸을 때 야후꾸러기 엽기송을 재밌게 듣고, 형들과 함께 웜즈, 메이플, 카트, 테런, 버파 등을 하며 지냈더라도(?), 저의 어릴적 충만한 ‘호기심’ 덕분에 컴퓨터 이곳저곳을 뜯어봤던 기억이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 파일 크기에 관심이 많았음
    제가 그래도 수학을 좋아해서 그랬는진 모르겠지만,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파일 크기(몇 KB인가 등등)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예를 들어, “공튀기기”는 단 285kB의 크기와 단 1개의 실행 파일로 20스테이지의 게임을 담고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어떤 게임은 수십 MB, 아니 요즘은 수십 GB의 크기를 요구하지요. 그 차이가 어디서 나올까 솔직하게 궁금했습니다. 왜냐하면, 어쨌든 파일 크기는 작은 게 편하니까요. 그리고 그 당시에는 하드디스크나 USB 크기도 작았으니까요.
    또 하나. 그 당시 유행하던 플래시 노래방에서 다운 받는 “동영상과 음원을 포함한” 플래시 파일 크기의 대다수는 1~2MB 수준입니다. 솔직히 음질도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아니려나?) 아무튼 이정도면 가히 혁명적이죠. 그런데 그냥 mp3 ‘음원’ 하나만 해도 5~10MB를 잡아먹습니다. 그래서 여러 가지가 합쳐졌는데 오히려 크기가 줄어들었다는 점에서 정말 신기하다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지금은 이걸 ‘압축’으로 이해하고 있지만요.)

  • 메모장으로 exe 열어봄
    그냥 호기심에 메모장으로 온갖 것을 다 열어봤습니다. url, hwp, exe, ppt, zip… 사실 지금도 가끔 그래요. 열렸을 때 이상한 글자들 가운데서 그나마 읽을 수 있는 부분(영어 단어들)을 찾는 걸 흥미로워했습니다.

  • mid 파일에 관심이 많았음
    mid 파일은 일종의 ‘악보’ 파일인데요, 보통의 mp3 파일은 몇 MB 정도 필요한데 이건 몇 KB면 괜찮은 곡을 뽑아내고, 심지어 1KB 이하 “바이트” 단위의 파일들도 존재합니다. mid 파일의 존재 자체는 핀볼 게임 데이터에서 처음 발견했습니다. 어쨌든, 그래서 저는 mid 파일을 탐구했고, 그걸 악보 제작 프로그램으로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2011년인 초등학교 6학년 때 처음으로 설치하게 되었습니다. (어찌 보면 지금 곡을 쓰면서 사용하는 악보 프로그램을 미리 써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죠.)
    여담으로, 저희 초등학교에서는 아침 방송시간에 ‘밝고 맑은 노래’라는 일종의 동요를 틀어줬습니다. 그때 저는 이런 동요들이 기억에 남고 좋아서 (지금도 가끔 흥얼거릴 정도…) 이걸 듣고 직접 음을 따서 mid 파일들을 몇 개 만들었고, 지금도 남아 있습니다. 정작 이러한 곡들의 제목과 가사는 까먹고 음만 기억하네요. ㅋㅋㅋㅋㅋㅋ;;

  • P.S. 이때 저는 컴파일(Compile)이란 단어를 컴 + 파일(Com + file = Computer file)로 이해했습니다.


비록 초등학교 졸업 시점에의 꿈은 요리사였지만, 컴퓨터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ppt 같은 툴도 다루고 취미도 확립하는, 저한테 의미 있는 시기였습니다.

사실 초등학교 시절은 아픔도 많았던 시기였습니다. 마음이 여리고 많이 뚱뚱했던 때였어서 놀림도 받고… 무엇보다도 저희 초등학교 학생 수가 적어서 인근 중학교(수완중)로 전원 진학하게 되었어서 그런 친구들이랑 함께 중학교를 다니게 되었죠.

그렇게 저는 중학교에 입학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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